Diary


댄이 한국에 왔었다.
같이 나눈 얘기들이 충격적이고 흥미로워서 블로그에 써볼까 하는데, context를 모르는 사람은 그냥 패스해도 될 듯..


아무튼.. 이야기를 시작해보자면...

대전에서 학회 끝나고 올라온다길래, 고속버스터미널에 내려서 센트럴시티 지하에 있는 영풍문고 앞에서 보기로 했다.

"영풍문고 (센트럴시티 지하)"

라고 써주고 젊고 안경 쓴 영어잘하게 생긴 사람을 보여주라고 했다.
그랬더니 약속시간 30분 뒤에 전화가 와서는 종각역이란다.. 누군지 몰라도 영풍문고 본점으로 보내버렸음.. 잘도 지하철 갈아타고 갔더라..


인사동 "산촌"에 갔다. 댄은 채식주의자다.
수십가지 나물이 나와서 이걸 다 먹겠나 싶었는데,
된장찌게에 밥까지 비벼서 다 먹더라.. 뿌듯했음. ㅎㅎ


밥먹으면서 나눈 담소가 제대로였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당시 지도교수였던 미카엘은 현재 재계약 실패로 메인 연구소 빌딩에서 쫓겨난 상태이고, archive를 모아놓은 빌딩에서 연구실을 꾸리고 있다고 한다. 계약기간이 만료되는데로 쫓겨날 예정이고 다음 예정지 없음.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인데, 보통 막스플랑크 주니어리더들은 다른 학교에 full professorship 을 잡고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 5+2 계약연장에서 2 연장 못받은 것도 이례적인 일이고..

솔직히 그 실력으로 지도교수(리사 홈) 잘 만나서 nature biotech에 어케 논문하나 내고 시기 잘 타서 막스플랑크 주니어리더된 것도 엄청나게 lucky한 건데.. 아무리 행운이 넘쳐도 그 실력으로 더 잘되면 너무 세상이 불공평 한거지..

또, 미카엘의 인간적인 문제에 대해서 그의 상사인 마틴빙그론 교수가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한다.. 나, 패트릭, 댄 모두 같은 방식으로 연구소를 나왔으니 모를 수가 없겠지.. 내가 DAAD에 공식적인 letter를 보내고 나온 것도 작용했을 것 같다.

나를 어떻게 다뤄야하는지, 다른 학생들은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모든 세세한 것 하나하나를 모두 그의 한국인 와이프와 상의했다고 한다. 댄이 애초에 빨리 영국으로 다시 돌아갈 생각으로 이사비용 안받겠다고 했는데, 미카엘 와이프가 댄의 와이프에게 전화해서 "댄이 이 돈을 포기하려고 하는데 알고 있느냐?" 라고 해서 부부싸움도 한번 났었다고 한다. 지배당하고 싶어하는 변태적인 욕구는 집에서, 지배하려고 하는 욕구는 랩에서 푸는 뭐 그런 스타일이 아니었을까..

그렇다고 부인을 졸라 사랑해서 말을 잘 들었는가하면 그것도 아니다.. 댄이 말하길, 메인 빌딩에 랩이 있던 시절에 wet lab을 청소하던 젊은 아줌마가 있었는데, 어느 날 랩 엠티를 갈 때 그 청소 아줌마를 데려가더란다. 참 이상하지.. 그런데 메인 빌딩에서 쫓겨나서 옆 랩으로 옮긴 뒤에는 그 청소아줌마를 연구원으로 고용했단다.. ㄷㄷㄷㄷ 그리고 그 아줌마는 랩에서 레고로 contact map을 그리고 있었다네.. 미카엘과 그 청소 아줌마가 아마 함께 *-_-* 일 것이라고... 아 진짜 그 좆병진 가지가지한다.

박사 최고년차였던 그리스인 야니스는 다행히 박사 잘 받고 임페리얼칼리지 포닥으로 잘 도망갔다고 함. 헤닝은 여전히 라페의 총애를 받으면서 잘 살고 있다고 하고..


07년 1월에 한국으로 컴백하겠다는 결단을 내리지 않았다면 지금쯤 내 인생이 어떻게 됐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지금까지 거의 2년 넘게 나를 괴롭혔던 독일에서 받은 트라우마와 악몽도 이제는 끝이 날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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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Crom 2009/09/08 09:14 # 답글

    아우 똥꼬가 저릿저릿 ㅋㅋㅋ
  • adair 2009/09/16 15:47 #

    진짜 저날 이후 독일 꿈을 안꾼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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